작은 유리병에 담긴 채 섭씨 6도로 유지되는 냉장고에 12년 동안 방치된 올름이 한 마리 있었다. 나중에 꺼내보니 그것은 여전히 살아있었다. 해부를 해보니 소화계가 완전히 사라지고 말았다.
올름은 100년을 산다고 한다. 동굴의 차가운 물에서 거의 먹지도 않고 살아가는 동물이니 그럴 법도 하다.
하지만 바깥에 비가 내릴 때 흐름만 약간 바뀌는, 밤도 낮도 없는 영원한 어둠 속에서 살아가는 동물에게 백년, 즉 36,500일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 피해야 할 적도 없으므로 거의 방해받지 않은 채 세월을 견디는 것일 뿐이다. 올름은 그저 멸종 대신 망각을 택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 <경이로운 생명>중에서
올름(Olm)은 주로 유럽 남동부의 석회암 동굴에서 서식하는 독특한 양서류이다. 학명은 Proteus anguinus이며, 한국어로는 "동굴 도롱뇽"이라고도 불린다. 올름은 그 특이한 외형과 생태적 적응 덕분에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특징
- 외형: 올름은 뱀처럼 길쭉한 몸을 가지고 있으며, 보통 약 20~30cm 정도의 길이를 가진다. 피부는 거의 반투명한 흰색으로, 피부를 통해 장기와 혈관이 희미하게 보이기도 한다. 눈은 퇴화하여 거의 볼 수 없는 상태로, 주로 후각과 청각을 통해 주변 환경을 인식한다.
- 서식지: 올름은 석회암 동굴의 물속에서 주로 서식한다. 이러한 동굴 환경은 어둡고 영양이 매우 제한되어 있어, 올름은 극도로 느린 신진대사를 통해 에너지를 절약하며 살아간다. 이러한 환경적 조건 덕분에 올름은 먹이 없이도 몇 년 동안 생존할 수 있다.
- 호흡: 올름은 아가미와 폐를 모두 가지고 있어, 물속에서와 공기 중에서 모두 호흡할 수 있다. 아가미는 영구적으로 남아있으며, 폐는 보조 호흡 기관으로 작용한다.
- 생태: 올름은 매우 오래 사는 동물로, 자연에서 100년까지도 살 수 있다고 추정된다. 또한, 번식 주기도 매우 느려서 10년 이상을 살아도 번식하는 경우가 드물다.
적응
올름은 어두운 동굴 환경에 완벽히 적응한 생물이다. 시력을 거의 잃었지만, 후각, 청각, 그리고 전기 감각을 발달시켜 주변 환경을 탐색한다. 느린 신진대사는 영양이 부족한 환경에서 매우 유리하며, 그 덕분에 먹이 없이도 긴 시간 동안 생존할 수 있다.
보호 현황
올름은 서식지 파괴와 오염 등의 이유로 위협받고 있다. 특히, 인간 활동으로 인해 동굴 내 환경이 변화하면서 올름의 생존이 어려워지고 있어, 유럽 여러 나라에서 보호 종으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다.
올름은 생물학적, 환경적으로 매우 흥미로운 종으로, 동굴 생태계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연구자들에게는 진화와 적응의 흥미로운 사례로, 그리고 환경 보호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중요한 생물로 여겨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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